겨울방학이 끝나간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신나게 놀기 위해 워터파크로 출격!
입구에서 팔찌를 받고, 신발을 벗고, 미끄러운 바닥을 조심하며 안으로 들어가니 눈앞에 펼쳐진 건 거대한 물의 왕국. 슬라이드, 유수풀, 그리고… 파도풀!
"엄마! 저기 가자!"
아이의 눈이 반짝인다. 파도풀은 언제나 인기 만점이다. 자연의 파도처럼 철썩철썩 밀려오는 물결 속에서 둥둥 떠다니며 노는 재미! 우리는 신나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튜브는 어디에?
한참을 놀던 아이가 갑자기 물 밖으로 나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엄마, 그런데 왜 여기 튜브 쓰면 안 돼?"
어? 그러고 보니 그렇다. 유수풀에는 튜브가 떠다니는데, 파도풀에는 없다.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벽에 적혀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파도풀 내 튜브 사용 금지"
"음… 아마도 사람들이 부딪힐까 봐 그런 걸까?"
"그럼 유수풀에서는 왜 괜찮아?"
"거긴 파도가 없잖아. 여긴 파도가 치니까 튜브가 휩쓸리면 위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의 표정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근데 튜브를 써도 되는 파도풀이 있지 않을까?"
"글쎄, 튜브끼리 부딪히거나 사람이 물에 빠질 위험이 있을지도?"
"음… 그렇긴 한데. 그래도 튜브 타고 파도 타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이는 아쉬운 듯 물살을 가르며 다시 파도 속으로 뛰어들었다.
튜브가 없어도 아이는 파도를 온몸으로 즐겼다. 물에 둥둥 떠서 밀려가 보기도 하고, 힘껏 점프해서 파도를 넘기도 했다. 그러다가 또 한 마디.
"엄마, 파도가 이렇게 계속 오는데, 물은 어디서 오는 걸까?"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어디서 오긴… 그냥 기계에서 만들어지는 거 아닐까? 하지만 아이의 질문을 듣고 나니 나도 궁금해졌다.
"그러게, 우리 한번 찾아볼까?"
그렇게 우리는 파도풀 옆으로 가서 물이 나오는 곳을 찾아보았다. 아이는 신기한 듯 작은 구멍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걸 보며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럼, 바다의 파도는 어디서 오는 거야?"
아하. 여행의 끝자락에서,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워터파크에서 보낸 하루는 단순한 물놀이가 아니었다. 아이와 함께 질문을 주고받으며, 평범한 풍경 속에서 새로운 궁금증을 찾아내는 시간이었다.
튜브가 없는 파도풀에서 시작된 질문 하나가, 어느새 바다의 파도까지 이어졌다.
질문은 마치 파도 같다. 끝없이 밀려오고, 우리를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간다. 아마 다음 여행에서도, 우리는 또 다른 질문의 파도 속에서 신나게 놀고 있겠지?